특사단 전달 내용 궁금증 증폭
靑 “구체조치보다 포괄적 발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수용하게 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별 메시지에 대해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삼간 채 “김 위원장의 정상국가 의지에 대한 포괄적 발언”이라고만 밝히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지금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들었을 때 북한이 확실히 변했고 대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발언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조치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고 즉각 미·북 정상회담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청와대 안팎에서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사일을 발사하면 문 대통령이 새벽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개최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오늘 결심했으니 이제 더는 문 대통령이 새벽잠을 설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종류의 메시지가 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미국이 대북제재안을 마련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국·러시아 등과 신경전을 벌인 사례가 반복된 점을 감안하면 이와 관련된 언급이 오갔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리를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미국 중간선거 등을 직접 언급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주북한 미국대사관 설치 등이 포함된 미·북 수교 의지는 현 국면에서 당장 논의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억류 미국인 석방이나 북한 인권 개선 의지 등은 상대적으로 세부적인 사항이라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김 위원장의 특별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정 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은 관련 발언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특별 메시지에 대해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신뢰 구축의 일환”이라며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라고만 언급했다. 김 위원장이 단순히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것이 아니고 ‘플러스 알파’가 분명히 있었다는 의미였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