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구체조치 필요’ 언급에
백악관·정부인사 한목소리 일축
“북한의 核·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훈련이해·非核논의가 조건”

CIA 국장 “대화에도 압박 지속”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11일 일제히 미·북 정상회담 개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해, 비핵화 의제 등 3가지 외에는 “추가적인 조건은 없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하더라도 ‘최대의 압박’ 캠페인을 이어갈 것이며,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서면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혼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북한과의 대화)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으며, 회담이 성사될 때까지 이것이 조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한 미·북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 외에도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행동”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해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폼페이오 CIA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우리가 한반도 주변에서 실시하는 군사훈련을 받아들이며, 비핵화 문제를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면서 유사한 조건을 언급했다.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도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공개적 반대 불표명이 전제조건이며, 이 외에 추가적 조건이 규정된 것은 없다”고 확인했다.

므누신 재무장관 등은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에 대한 압박·제재는 유지될 것이라는 점도 명확히 했다. 폼페이오 CIA 국장도 “우리는 회담이 열려 김정은이 핵·미사일 실험이 중단됐다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증거를 제공할 수 있기 전에는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나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으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북한의 잘못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