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참사방지대책 ‘맹탕’

시설점검·교육·개선대책 미흡
警,구조대원등 소방관 소환방침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 소방 당국이 현장 인력 확충 등을 포함한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지만 대부분 이전 대책을 재탕했거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결여된 맹탕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소방시설 설치와 정기점검, 소방안전교육, 건축물의 불연재료 사용 등과 같은 화재 예방 조치를 위해 법과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18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오는 2022년까지 소방 인력을 늘린다는 계획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소방 인력 확충은 여야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고, 예산 확충 문제와 결부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당초 1만2000여 명 규모로 편성됐던 인건비가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9450명 규모로 줄었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 실제 화재 발생 시 현장 출동 가능 인력이 대도시 지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이번 재발 대책이 대부분 불법 주정차 차량의 강제처분과 같은 후속 조치에 집중된 반면 예방적 조치는 미흡하다”고 말했다. 다중 이용업소의 경우 화재 사고 예방을 위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다중법)’을 적용받게 된다. 이 법을 적용받는 음식점·노래방 등 23개 업종, 19만 곳의 업소는 △소방 안전시설의 설치와 정기점검 △소방안전교육 이수 △실내장식물 및 내부 구획 시 불연재료 사용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등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 중 음식점, PC방 등 5개 업종의 경우 1층에 위치할 시 이 같은 의무규정 적용을 면제받고 있다. 다중 시설 1층의 업체들이 대부분 영세사업자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다중 이용업소 23개 업종 중 1층에 위치한 일반 음식점에서 화재 발생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비상구 미확보 시 과태료 부과 처분도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철저하게 지켜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천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은 소방 당국의 초기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대원 4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인 뒤 19일에는 화재 당시 상황실 근무자 6명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 제천 = 진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