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1개당 年5800만원 적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에는 권역외상센터만큼 열악한 신생아중환자실(NICU) 운영 시스템도 복합 원인 중 하나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신생아중환자실은 병상 1개당 연간 5800만 원가량의 적자를 보고 있어 신생아 집중관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대한신생아학회 등에 따르면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원가보전율은 낮게는 40%에서 높게는 80%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성인에 비해 취약한 신생아 중환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다른 병동보다 많은 의료진이 상주해 상시적으로 상태를 점검해야 하는데, 이 같은 원가 구조로는 의료 인력을 충분히 고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신생아중환자실을 운영하는 병원도 많지 않다.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신생아중환자실 적정성 평가에 관한 연구를 보면, 2016년 기준 의사(신생아 전문) 1명당 신생아 수는 3455명이다. 우리와 저출산 형태가 유사한 일본의 경우 의사 1명당 신생아 810.8명인 것에 비해 4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 학회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을 포함해 국내 61개 신생아중환자실의 이용 실태 및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담 전문의 1인당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수가 10병상 이하인 병원이 11개(18%)에 불과했다. 11∼15병상인 병원이 15개(25%), 16∼20병상인 병원 10개(16%), 20병상 초과인 병원도 8개(13%)나 됐다. 즉, 전담 전문의 1명이 대부분 10개 이상의 병상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학회는 “신생아집중치료는 고도의 전문성이 있어야 하고 노동집약적인 업무임에도, 전담 전문의 1인당 NICU 병상 수가 10병상 이하인 병원이 18%에 불과하고, 병상 수만큼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기존 인력의 업무 과중으로 인한 환자 치료 안정성 측면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숙련된 의사·간호사의 이탈을 막고 신규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분만이 가장 많이 일어나고 고위험 신생아의 전원이 집중되는 지역이 서울이지만, 치료 환경 개선 지원이 지방 병원으로 한정된 것도 문제라고 학회는 지적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