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9700억원 예산 배정했으나
5년간 4조2000억 더 필요할듯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이 선순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 달성 때까지 정부 지원이 계속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재정 당국은 최저임금 재정 지원은 ‘한시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일단 재정이 투입되면 이를 중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25일 고용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시적으로 2조9700억 원의 지원 예산을 배정했다. 기재부는 내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최근 5년간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7.4%)을 초과하는 부분(9.3%)에 대해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한시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9년 이후는 아직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되지 않은 데다, 현장에서의 여러 상황을 고려해 그때 다시 지원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최저임금은 어디까지나 민간영역(사업주)에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것이 잘 적용되고 있다면 정부 지원을 없애거나 줄여나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한 지원은 한시적이며, 앞으로는 기존 제도인 ‘근로장려세제’(EITC)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을 위해서는 2020년까지 매년 높은 인상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 지원을 쉽게 중단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실업급여로만 향후 5년간 4조2000억 원이 더 필요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고용 전문가는 “기재부가 민간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잘 적용될 경우 정부 지원을 없애거나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한 것은 잘 안 되면 재정 지원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복지 성격이 강한 재정 지원은 일단 시작하면 중단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임대환·박민철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