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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장재정’ 의미·배경

최저임금·아동수당 등 확대
가계 가처분소득 증대 지원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차단
양극화 없는 3%대 성장 목표

SOC 등 대규모 세출 삭감
고소득층 증세로 재원 마련

“재정건전성 악화 불가피
추가증세땐 조세저항 우려”

문재인 정부가 25일 내놓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은 향후 5년간 정부가 추진할 정책의 핵심이 가계 소득을 새로운 성장의 원천으로 삼는 ‘소득 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경제’라는 것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는 이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과 공적 임대주택 연 17만 호 공급, 월 10만 원 아동수당 신설과 노인 기초연금 등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을 증대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예산과 세제, 투자 인센티브(혜택)는 고용에 초점을 맞춰 전면 재설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담합 근절을 위한 집단소송제 도입, 일감 몰아주기 규제·과세 강화 등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의 원칙을 만들고, 중소기업을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방안을 추진해 3%의 견실한 성장 능력을 갖춘 경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대책을 추진하고 추가경정예산을 집행하면 당장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6%에서 3.0%로 높아지고, 소비자물가상승률도 1.6%에서 1.9%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취업자 증가 폭도 26만 명에서 34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대책을 집행하기 위한 재원 마련을 위해 고소득자·고액자산가·대기업에 대한 ‘타깃(표적) 증세’ 방침도 공식화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의사를 밝힌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을 통한 3조∼4조 원 규모의 돈만으로는 필요한 재원 마련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세출 삭감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도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재량 지출 가운데 사회간접자본(SOC)·산업·연구개발(R&D)에서 7% 이상, 복지·교육 등에서 5% 이상, 일반행정에서 3%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퍼주기식 복지 확대’에 따라 반드시 돈을 써야 하는 돈(의무 지출)이 대규모로 늘어남에 따라 재량 지출을 크게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모든 재량 지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10% 정도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무원 증원과 일자리 창출, 소득분배 개선 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책에 필요한 재원 규모가 그만큼 천문학적이기 때문이다.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와 여당이 추진 의사를 밝힌 법인세·소득세 인상 외에 추가 증세(增稅) 조치를 내놓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현재 추진 의사를 밝힌 세법 개정만으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증세 조치를 내놓을 경우 ‘조세 저항’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국가재정전략회의 등에서 향후 5년간 경상성장률을 4.5∼5%로 전망했는데 재정 지출 증가율은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관리해나갈 것”이라며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면, 재정에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투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