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안휘준 이사장은 한국미술학자로서 올해 안에 꼭 내야 할 책이 있다며, 책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잠을 깬다고 말했다. 심만수 기자

안휘준 이사장은 서울대 문리과대학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대학원 미술사학과(문학석사, 철학박사)를 거쳐 미국 프린스턴대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에서 수학한, 한국 미술사학계의 1세대 학자이다. 특히 한국회화사 연구의 최고 권위자이다.

서울대 고교인류학과 1기생으로 입학해, 인류학자를 꿈꿨던 그는 자신의 길을 인류학에서 한국미술사로 수정, 50년 넘게 한국미술사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은사들 덕분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은사는 고고인류학과 지도교수였던 김원용 교수와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이다. 당시 문리대에 출강했던 김재원 초대 관장은 군대에서 돌아와 복학한 그에게 “우리나라에서 미술사가 중요한데 대학에서 정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없다. 네가 미술사를 한다면 유학도 주선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그가 이를 김원용 교수에게 말하자 “김재원 선생이 사람을 정확하게 보는 분이다. 미술사가 필요하다면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 이사장의 한국미술사 인생은 이렇게 두 은사 덕분에 시작됐다. 그 뒤 그는 홍익대 미술대 교수,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겸 박물관장,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대 예술연구실장을 거치고 한국대학박물관협회 회장,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등을 두루 지냈다.

무엇보다 안 이사장은 지치지 않는 연구·저술작업으로 유명하다. 그는 한국 회회사 연구의 주요 저작으로 꼽히는 ‘한국회회사’(1980), ‘한국 회화의 전통’(1988)을 포함해 ‘한국 고분벽화 연구’(2013)에 이르기까지 40여 권의 책을 내놨다. 그가 국외소재 문화재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임명된 것도 이 같은 전문성 및 현장 경험과 함께 외국 학자들과의 폭넓은 인맥과 국제감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