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은 능력 없고, 핵 빼면 시체나 다름없지만 이재명이 집권하면 나라를 망치기 때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마음속으론 윤석열이나 한동훈을 더 미워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의 주적인 이재명과 싸울 수 있겠냐. 뭉치자면서 미워하는 그 위선으로는 ‘이재명 독재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은 31일 SNS를 통해 "지금 대한민국의 주적은 김정은보다 이재명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한쪽에선 윤석열이 밉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선 한동훈이 더 밉다고 한다. 뭉치자고 하면서 누군가를 집요하게 비방하는 건 심각한 위선이자 궤변으로 이런 갈등은 ‘이재명 집권’의 자양분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상황이 여기까지 온 데는 양쪽 다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계엄에 명분이 있다고 해도 민주적 가치에 부합한다고 할 수는 없는 행위였고, 계엄을 막은 역사성만을 평가하기엔 정치 환경이 단순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적’인 이유에 대해 "김정은은 능력도 없고, 핵을 빼면 시체나 다름없지만 이재명이 집권하면 나라를 망치기 때문"이라면서 "이재명은 거짓말을 좌우명처럼 여기는 데다 이익을 위해서는 양심까지 팔며 살아온 자이기에 집권하면 입법·행정·사법까지 손에 쥔 채 각종 포퓰리즘으로 나라 살림을 거덜 내고, 기업을 옥죄면서 민노총만 살맛 나는 나라를 만들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이 대표가 집권하면 "건전한 보수까지 궤멸시키고, 개헌과 선거법 개정으로 영구집권의 토대를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예상되는데도 보수는 분열돼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친윤·친한 갈등의 최근 사례로 지난 3일 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 후 나온 대변인 브리핑을 들었다. 당시 신동욱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은 ‘국가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고 한 뒤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말씀을 덧붙이셨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의 말씀은 ‘단합’에 방점이 있었겠지만, 뒤 내용까지 공개해 누군가에 대한 미움만 키운 꼴이 됐다"면서 "지금은 대한민국을 지키는 게 우선이니 그만 미워하자, 동지에 대한 미움을 거두자"고 호소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