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전 유성구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 있는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모습.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핵융합 발전을 조기 상용화를 위한 소형 핵융합 실증로 건설이 추진된다. 초전도자석을 이용한 핵융합 기술이 실증에 성공한 만큼 이를 이용한 전력 생산도 실증한다는 취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오후 대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에서 ‘민·관 협력 핵융합에너지 실현 가속화 전략 포럼’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1차관과 현대건설, 한국전력기술 등 국내 기업 및 학계·연구계 전문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선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의 개념과 개발 로드맵이 제시됐다.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핵융합 주요국들은 민간 기업과 협력해 핵융합에너지 실증을 2030~2040년대로 앞당기는 목표를 제시하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핵융합 유망 기업들은 핵융합에너지 조기 상용화를 위해 소형화 중심의 혁신형 핵융합로를 적극 개발 중이다. 혁신형 핵융합로는 기존 핵융합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성·안정성 등을 향상한 차세대 핵융합 발전시스템이다.

포럼 참석자들은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 개념의 필요성과 향후 민·관 협력 전략을 모색했다. 윤시우 핵융합연 부원장은 "기존 핵융합로가 다변화·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초전도체 기반의 소형 핵융합로 개발에 핵융합 선도국들이 나서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 영국 등은 저온 초전도나 고온 초전도를 기반으로 소형 핵융합로를 설계·건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부원장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설계를 마치고, 2035년까지 건설해 이후 운전을 시작한다는 계획이 포함된 개발 로드맵을 제시했다.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는 기존에 핵융합연이 보유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Korea Superconducting Tokamak Advanced Research)를 통해 실증된 ‘토카막’ 방식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이 포함된 형태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원호 카이스트 물리학과 교수는 "토카막 타입의 소형 핵융합로가 가장 적합하다"며 "한국형 혁신 핵융합로는 ITER의 절반 수준인 주반경 4m의 토카막 노형, 열출력 300㎿급으로 지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축비용·기간을 줄이고 투자 매력도를 높여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민·관 협력 활성화 및 산업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KSTAR는 지름 10m, 높이 6m의 자기밀폐형 핵융합 장치다. 1995년 개발을 시작해 2007년 9월 완공됐고, 이듬해 7월에 플라스마 점화를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운영단계에 들어섰다. 국내 기술로 개발·제작된 KSTAR는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핵융합로 중 ‘토카막’ 방식에선 가장 진보된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우리나라는 KSTAR 운영 등을 통해 세계적인 핵융합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제는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상용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혁신형 핵융합로 개발을 촉진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핵융합 실증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