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저축은행 연체율 11.7%
직전 분기 대비 0.7%P나 올라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더구나 대출받은 자영업자 10명 중 6명가량은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여서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성훈(국민의힘) 의원과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기준)이 11.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11.00%)와 비교해 3개월 만에 0.7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5년 2분기(11.87%) 이후 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용카드사나 캐피털 등 여신전문금융사들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3.67%로 직전 분기(2.94%)와 전년 동기(2.31%)와 비교해 각 0.73%포인트, 1.36%포인트 올랐다. 이 역시 2014년 2분기(3.69%)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의 보험사 연체율(1.46%)도 3개월 만에 0.18%포인트 올라 2019년 2분기(1.48%) 이후 5년 6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제2금융권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말 4.69%로 직전 분기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상호금융 연체율이 4.37%에서 4.19%로 떨어진 영향 탓으로 분석됐다. 은행권의 자영업자 연체율은 0.6%로 직전 분기보다 0.01%포인트 하락했으나, 2014년 3분기(0.65%)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연체 자영업자 대부분이 다중채무자라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 대출자 가운데 다중채무자는 176만1000명으로 전체 채무자의 56.5%를 차지했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액의 70.4%(749조6000억 원)가 다중채무자 빚이다. 다중채무자 1인이 평균 4억3000만 원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 4분기 때와 같은 수준이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