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MX사업부장 등 물망에
DA사업부장은 문종승·용석우

삼성전자가 갑작스럽게 별세한 한종희 대표(부회장)의 후임 인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삼성 안팎에선 회사가 처한 복합 위기 속에서도 세트 사업 전반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과 생활가전(DA)사업부장, 품질혁신위원장까지 ‘1인 3역’을 소화했던 한 부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메울 만한 인물이 새롭게 발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한 부회장의 장례 절차를 마친 뒤 후임자 발굴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중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도 본격적인 인선안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한종희-전영현(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의 ‘투톱’ 대표이사 체제를 복원했지만, 불과 엿새 만에 한 부회장이 별세하면서 다시 1인 대표이사 체제가 됐다.

차기 DX부문장으로는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사장)이 물망에 올라있다. ‘포스트 한종희’로 불려온 그는 1968년생으로 지난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현재 DX부문의 유일한 사내이사로 추후 이사회 의결을 통해 대표이사 선임도 가능하다. 노 사장의 부문장 승격 시 MX사업부장을 겸임하거나 이달 초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한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이 후임 MX사업부장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노 사장이 스마트폰 사업에만 주력해 온 만큼 TV·생활가전 사업까지 동시에 관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공석이 된 DA사업부장 하마평에는 문종승 개발팀장(부사장)과 TV 사업을 담당하는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사장)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분간 현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전 부회장으로 반도체 부문 사업 수장이 전격 교체된 이래 10개월간 한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다”며 “마찬가지로 당분간 전 부회장 1인 대표이사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초 발표 예정인 올해 1분기 잠정실적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도 반도체 사업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조직 개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이 최근 임원 대상 세미나에서 수시 인사와 인재 영입 의지를 밝힌 것을 고려하면 향후 위기 극복 및 리더십 강화를 위한 원포인트 인사까지 단행될 수 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