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에어포스원서 문답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30일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발표하는 상호관세에는 제한된 국가가 아닌 모든 국가를 포함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 합의지연에 공개적 불만 표출

‘한달 내로 25% 관세’ 으름장
러産 구매한 제3국에도 부과

젤렌스키엔 희토류 협정 압박
“체결 안하면 큰 문제 생길 것”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합의를 질질 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불만을 표출하며 러시아 원유에 대한 세컨더리 관세(제3국 관세) 부과 계획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주 후반 푸틴 대통령과 다시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서도 희토류 협정을 맺지 않으면 “큰,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NBC 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를 상정하고 “만약 내가 러시아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난 러시아에서 나오는 모든 원유에 세컨더리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는 제3국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건 만약 당신이 러시아에서 원유를 구매한다면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며 “모든 원유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 모든 원유에 25∼50%포인트 관세다”라고 설명한 뒤 러시아가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한 달 내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한 것에 대해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며 “매우 화가 났다”고 말했다. 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내로 푸틴 대통령과 다시 통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해외 투자·경제 협력 특사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는 31일 보도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과 희토류 개발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희토류는 중요한 협력 분야”라며 “러시아 내 다양한 희토류 개발과 프로젝트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매장된 광물 자원을 사실상 미국에 넘기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러시아 언론은 다음 주 중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회담에서 희토류 개발 협력이 추가로 논의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워싱턴DC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희토류 협정을 맺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며 그럴 경우 큰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광물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은 광물협정 관련 문서를 우크라이나에 전달했다고 양측이 밝혔다.

한편,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에 나선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라이나 휴전이 실제로 이뤄지려면 기한이 설정돼야 한다고 제안했다고 이날 영국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핀란드 기자들에게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조건 없는 전면 휴전에 4월 20일이 좋은 때일 것”이라며 “기한이 필요하고, 부활절이며,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 취임 3개월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