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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세폭탄’ 이후 본격화 전망

日, 국방비 2배 확대 선제 약속
한국에 비슷한 수준 요구할 듯

내달 3·4일 나토외교장관회의
韓·美장관 관련 논의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압박하면서 우리나라에도 국방비 증액, 특히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요구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4월 2일 이후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본이 선제로 방위비(한국의 국방비 개념) 2배 확대를 약속한 만큼, 한국 역시 비슷한 수준의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다음 달 3∼4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외교장관회의 계기로 한·미 외교장관이 만나 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31일 외교가에선 다음 달부터 미국의 국방비 확대 및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압박이 현실화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 2일 상호관세 부과 방향을 발표하고 각국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을 예정이다. 이때 한국의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이 상호관세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김현욱 세종연구소장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이 대행체제에 있는 만큼, 속도 조절이 있을 순 있지만 결국 국방비,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를 해올 것”이라며 “미리 협상 전략을 준비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미 일본은 선제로 방위비를 2027년까지 트럼프 1기 때보다 2배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일본 매체들은 지난해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1.6%에 불과했던 방위비 예산이 약 3%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한국은 2023년 기준 2.8% 수준이며, 미국은 3.4% 정도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만나 관련 논의를 할 가능성도 있다. 조 장관은 나토 외교장관회의에 나토의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자격으로 초청됐다. 외교 소식통은 조 장관의 나토 외교장관회의 참석 여부에 대해 “미정”이라면서도 그 가능성은 크다고 전했다.

미국은 동맹국에 안보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한 기밀 내부 지침 문서인 ‘임시 국방 전략 지침서’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중국과의 전쟁을 대비하고 대만을 방어하는 과제를 자국군의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러시아·북한·이란의 위협에 대한 대응은 우선순위에서 제외됐다. 대신 유럽과 중동, 동아시아의 동맹국들이 더 많은 책임과 부담을 지고 대응하도록 압박한다는 방침도 포함됐다.

권승현·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