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견 좁힐 수 있을까 우원식(가운데) 국회의장이 31일 오전 국회에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며 양 원내대표의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우 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곽성호 기자

국회의장 주재 여야 논의 시작
박찬대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
권성동 “시급한 안건부터 처리”

여야는 정부의 10조 원 규모 필수 추가경정예산(추경) 추진 계획을 놓고 31일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추경 내용과 규모 등에 있어 정부·여당안과 다수 의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 추경안 간 인식 차이가 커, 이견을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고 본격적인 추경 논의를 시작했다. 정부가 전날(30일) 3대 분야(재난·재해 대응, 통상 및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 민생 지원)에 집중한 10조 원 규모 필수 추경 추진 계획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정부 추경안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주장해온 ‘소비쿠폰’ ‘지역화폐’ 예산은 포함돼 있지 않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정부 계획을 두고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쭉정이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에 규모도 턱없이 부족하고 그것도 여야가 취지에 동의하면 그때 가서 관계부처와 협의해서 추경편성안을 제출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 간 쟁점이 없고 시급한 추경안을 먼저 처리한 다음, 여당과 야당이 요구하는 부분에 별도의 논의를 만들어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야가 각각 내놓은 추경안의 규모와 내용에 있어서도 괴리가 크다. 우선 재난·재해 대응 관련 국민의힘은 산불 이후 목적 예비비를 비롯해 지난해 민주당이 일방 삭감한 4조1000억 원 규모 예산안 복원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부처별 예비비 등을 활용하는 것을 포함해 지난 2월 자체 추경안에 포함한 국민안전예산 9000억 원으로 대응이 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민생 지원과 관련해 여야의 인식차는 더 극명하게 갈린다. 국민의힘은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대상 25만∼30만 원 선불카드 등을 포함한 최소 3조 원 규모의 민생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을 포함해 23조5000억 원 규모 민생 지원을 자체 추경안에 책정해둔 상태다. 이에 국민의힘 추경안(15조 원 안팎)과 민주당 추경안(35조 원)의 차이는 20조 원이나 벌어져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에서 “산불 대응 추경은 정치적 흥정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