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 연합뉴스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이 제정 이끌어
‘안창호의 날’ ‘김치의 날’ ‘태권도의 날’ 지정도 앞장


"광복 80주년을 맞아 3·1운동의 거룩한 의미를 기억하는 동시에 캘리포니아주 내 다민족과 다양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날로 ‘유관순의 날’을 선포한 겁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상원이 매년 3월 1일을 ‘유관순의 날’로 선포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최석호(80) 상원의원은 3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로, 한인들은 주 발전과 다양성을 증진하는데 여러 가지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유일한 아시아계 상원의원이다. 그는 지난 2019년 하원의원 당시에도 ‘유관순의 날’ 결의안을 발의해 통과시킨 바 있다. 유관순의 날 외에 ‘도산 안창호의 날’ ‘김치의 날’ ‘태권도의 날’을 제정하는 데도 앞장서, 한국과 한인의 위상을 높이는 데 공헌해 왔다. 최 의원은 "저는 한인의 핏줄을 받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최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한인들의 권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해 왔다. 특히 가장 보람된 일로 하원의원 시절 통과시킨 ‘AB 667 법안’을 꼽았다. 그는 "이 법안은 외국의 어린애들이 캘리포니아주로 입양 오면 시민권이 보장되게 하는 내용"이라며 "미국으로 오는 입양아가 입국 후 완료해야 할 절차를 밟지 않은 경우 18세 이후에는 서류 없는 불법 체류자가 돼 출신국으로 추방되는 사례가 일어나는 비극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캘리포니아주로 입양된 어린이는 입국 후 60일 안에 거주지역 카운티에 출생신고가 되도록 했다.

한편 최 의원은 한국 당국에 "캘리포니아주가 독립 국가라면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다"며 "미국과의 외교는 워싱턴DC 중심의 외교뿐만 아니라 각 주 및 시 단위의 외교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 의원은 경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미 국무부가 파견하는 평화봉사단의 한국어 강사로 뽑혀 1968년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피츠버그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UC 어바인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어바인시 교육의원 2선, 어바인 시의원 2선, 어바인 시장 2선, 주 하원의원 3선을 역임했다.

김성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