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해양원격의료지원 장비를 통해 화상으로 원양 선박 선원을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왼쪽)과 원양 선박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선원들(오른쪽). 해양수산부 제공

의료진이 원격의료장비로 치료·건강상담
내년 200척으로 확대, 선원 4500명 지원


지난해 12월 한 원양 선박에서 선원으로 근무 중이던 A 씨는 유리에 베이는 상처를 입었다. A 씨의 상처가 전문 의료진의 진료가 필요해 보일 정도의 부상으로 보이자 선박 측은 해양 원격 의료 지원 시스템을 통해 화상 상담으로 의료진을 요청했다. 이에 의료진은 A 씨의 상처 정도와 깊이를 확인한 후 감염관리와 지연 봉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향후 병원 방문 전까지 시행 가능한 소속 방법을 안내했다. 상처를 통한 감염이 우려되는 만큼 항생제·진통소염제 뿐만 아니라 위장 보호제를 복용할 것도 추천했다. 이후에도 매일 부상의 경과를 점검하며 소독 방법을 상처 상태에 맞게 재차 설명한 뒤 2차 감염의 징후가 없다는 점까지 확인을 이어갔다.

전문 의료진의 진료나 치료를 받기 어려운 원양 선박에서 근무하는 선원들은 응급상황이나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발생해도 제때 치료받지 못해 방치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 2015년부터 부산대병원 해양의료연구센터와 함께 ‘해양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30일 해수부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 간 해양원격의료지원 시범사업을 통해 제공된 의료서비스는 총 10만9312건에 달했다. 해당 사업은 원격의료장비가 설치된 선박과 해양의료센터를 위성통신으로 연결해 선원들의 건강관리와 응급상황 대처를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만도 180척의 선박을 대상으로 2만4026건(응급·처치지도 1215건, 건강상담 2만2811건)의 의료서비스가 제공됐다. 또 올해는 신규로 20척의 선박이 사업 대상에 포함돼 총 200척의 선박, 4500여 명의 원양 선원을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원양 운항선박 내 응급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대처함으로써 선원의 건강을 보호하고, 주기적인 건강상담을 통해 의료복지 수준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선원들의 의료복지 향상을 위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