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 BNK 썸 여자 농구단 선수와 관계자들이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시청 제공

"야구 없는 시기, 농구가 있다" 상권도 기대
팬과 만나는 자리 준비…사회공헌 행사도 예고
전통시장·유통업계 "공동 마케팅 기대"
부산시, 공식 이벤트·만찬으로 분위기 띄운다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이 농구로 들썩이고 있다. 부산 BNK 썸 여자 농구단이 ‘2024-2025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을 3대0으로 꺾고 창단 이래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면서부터다. 2019년 창단된 이 팀은 6시즌 만에 왕좌에 올랐고, 지난해 부산 KCC 이지스 남자 농구단의 우승과 맞물려 부산은 남녀 프로농구를 모두 제패한 스포츠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거리에서 만난 부산 시민들은 경기 당일까지 비교적 조용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였다. 기존에는 농구에 대한 관심이 야구만큼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BNK 썸의 승전보가 들리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무심코 경기 봤는데 너무 박진감 넘쳤다"며 "여자 농구도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는 반응이 퍼졌고, 농구 팬이 되겠다는 시민들의 글이 온라인에서 속속 올라왔다.

동래구 사직동의 경기장 인근 상인들도 반색했다. 한 상인은 "야구 경기도 없던 시기라 한산했는데, BNK 썸이 잘해줘서 괜히 뿌듯했다"며 "앞으로 관중 늘어나고 분위기 살아나면 주변 상권도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농구단 역시 시민들의 관심에 보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구단 측에 따르면 팬 미팅이 예정돼 있으며, 구체적인 일정은 조율 중이다. 아울러 오는 5월에는 BNK금융그룹의 대규모 사회공헌 행사에 감독과 주요 선수들이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문현동 본사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도서 교환전,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공연 등이 포함되며, 약 3000명의 어린이가 참여할 예정이다.

BNK는 또 우승을 기념해 시민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예금 이자를 소폭 올린 적금과 카드 상품을 출시했고, 자동차 렌트 관련 할인 행사도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 중이다. 구단 관계자는 "우승의 기쁨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장 인근 전통시장 상인회 회장도 "예전 롯데 야구단과 협력 마케팅을 했던 경험이 있다"며 "BNK와 KCC 농구단도 시장과 연계해 관람객 대상 패키지나 공동 이벤트를 진행하면 시민들도 즐기고 상인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은 감독과 배우 남편 한상진 씨의 언론 인터뷰도 농구를 잘 몰랐던 시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스포츠용품 매장에서는 이미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BNK 썸 우승 후 농구 관련 제품 매출이 조금 늘었다"며 "이 흐름이 시즌 내내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부산시는 다음 달 3일 감독, 선수단, 구단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우승 격려 만찬을 롯데호텔에서 연다. 이 자리에 한상진 씨도 참석할 예정이다. 시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BNK 썸 우승 축하 댓글 이벤트도 열고 있다. 댓글을 남긴 시민 중 200명을 추첨해 커피 기프티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야구의 도시로만 불리던 부산이 이제는 농구로도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지역 연고 프로농구단의 잇단 우승은 단지 하나의 스포츠 기록을 넘어, 부산이라는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을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관련 스포츠용품 등 산업적 효과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