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외교문서 캡처. 외교부 제공

정부가 30년 전 한국이 미국 에너지부(DOE)의 민감국가 명단에 오르자, 민감국가 분류는 "양국 간 협력에 장애요인"이라며 우려를 나타낸 정황이 확인됐다. 앞서 미국은 1981년 1월 민감국가 제도를 처음 시행하면서 한국을 포함했다가 1994년 7월 제외했다.

28일 외교부가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정부는 1993년 12월 제1차 한미 과학기술협력 공동위원회에서 한국을 민감국가 목록에서 삭제해달라고 미국에 요청한다는 계획 아래 대응 논리를 준비했다.

관계부처 대책회의에서는 "한국을 북한과 같이 민감국가로 분류하는 것은 부당하며 앞으로의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에 장애요인으로 간주된다"는 인식 아래 미국을 설득하고자 한 정황이 나타났다. 미국은 당시에도 한국을 민감국가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외교문서에 나타난 에너지부 내부규정에 따르면 민감국가는 ‘미 에너지부 및 산하 연구시설을 방문하는 외국인들로부터 핵 관련 기술·민감기술 및 시설 등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됐다. 문서에 규정된 민감기술은 △핵무기 생산기술 △원자력 관련 기술 △군사용 컴퓨터 개발기술 △첨단기술 등이다.

1981년 당시엔 한국·북한·중국· 러시아 등 50개 국가가 민감국가로 지정됐고, 이들 국가의 국민이 관련 시설을 방문할 경우 개인 신상 검사를 받아야 하거나 보안계획·방문 승인 등이 까다로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