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장 밖 황당 부상

산책 중 발목 부상·헬스 중 골절
수건투구 중 손가락 부러지기도

프로야구 개막 초반엔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게 첫째도, 둘째도 부상이다.

그런데 부상은 언제, 어떻게 찾아올지 모르는 불청객이다.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그라운드에서만 부상이 나오는 게 아니다. 야구장 밖에서도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지는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코치들은 “시즌 초반엔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야구장 밖에서 황당 부상은 올해 LG 투수 장현식이 대표적. 장현식은 올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산책 도중 오른발을 접질렸고, 바깥쪽 인대 부분파열 소견을 받았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고, 조만간 LG 1군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장현식처럼 야구장이 아닌 야구장 밖에서 당한 기이한 부상 사례는 과거 꽤 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키움 시절인 2017시즌을 마치고 12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덤벨 기구에 오른손 넷째 손가락이 끼어 골절상을 입었다. 이정후는 이듬해 미국 애리조나 1군 스프링캠프는 물론, 대만 2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황당 부상 사례는 더 있다. 지난 2005년부터 4년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외국인 투수 맷 랜들은 2009년 잠실구장으로 출근하다가 선릉역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계단 모서리에 허리를 찧었고, 허리 우측 횡돌기가 골절돼 3개월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장수 외인 랜들은 결국 퇴출당했다.

또 2010년 LG 투수 외인 에드가 곤잘레스는 시범경기 등판을 앞두고 가방 속에서 물건을 찾다가 밖으로 삐져나와 있던 면도날에 가운뎃손가락 끝을 베었고, 그 부상의 후유증에 시달리다 1승도 못 따내고 6패만 기록하고 팀을 떠났다.

야구의 본고장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도 황당 부상이 꽤 있다.

가장 최근엔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의 부상이 화제였다. 절치부심 빅리그 재도전을 노리던 고우석은 지난 2월 웨이트 훈련장에서 수건을 손가락에 끼운 채 투구 동작을 반복하는 ‘타월 드릴’을 하다가 오른손 검지가 부러졌다. 고우석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건너뛰었고 올해도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에서 맞는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