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는 60조 늘어 1124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시행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부동산 과열 등으로 또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 중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681조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2%에 해당한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3년 연속 하락해 지난해 말 기준 90.5%로 나타났다. 한은은 정부의 거시 건전성 정책 강화 등으로 가계부채 비율이 90%에 근접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여전하고 연체율 또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1124조 원으로 전년보다 60조 원이 증가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0.38%로 전 분기 대비 0.02%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이달 들어 주택매수심리가 반등하고 주택매매 거래량도 서울을 중심으로 다시 증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계대출 불씨가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다.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고위험 가구’(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 자산대비부채비율 100%를 초과하는 가구)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38만6000명으로,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확대·재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 문제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빠른 주택가격 상승세가 여타 지역으로 확산되는 움직임”이라며 “부동산시장 및 가계부채 상황이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관리를 위한 긴밀한 정책 공조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