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근원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이 27일 경기 하남 고 김석연 일병유가족 자택에서 김 일병의 참전 경로, 당시 전투상황, 유해발굴 지점 등을 유가족에게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카투사(KATUSA·미 육군 배속 한국군)로 참전한 호국영웅의 유해가 전사 75년 만에 미국을 거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20년 국군 전사자 유해봉환행사’를 통해 미군이 북한에서 발굴해 미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봉환된 유해의 신원을 카투사 고 김석연 일병으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국유단 탐문팀은 유해가 발굴된 북한 장진군 신흥리 일대의 전사(戰史) 연구를 바탕으로 병적부 및 전사자명부를 분석해 전사자 각각의 본적을 확인하고, 행정관서의 협조를 얻어 유가족의 소재를 추적했다. 유가족 자택을 일일이 방문해 시료 채취를 진행하고, 유가족과 유해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 부녀 관계를 확인했다.

고인은 1950년 8월 미군을 지원하는 카투사로 입대, 같은 해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했다.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피난길에 오르는데, 이 과정에서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너무 어렸던 둘째 아들도 미처 데리고 오지 못했다. 고인의 딸인 김문숙(79) 씨는 어릴 적 조부모로부터 “네 아버지는 전쟁을 일으킨 북한 김일성에게 복수하고 싶어서 군에 입대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유가족 요청에 따라 이날 경기 하남의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딸 문숙 씨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 솔직히 아버지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지만, 유해를 찾으니 이제 아버지라는 실체가 느껴진다”며 “아버지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