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분석팀 분산투자 강조
“특정 종목에만 편중되면 위험”

서학개미가 미국 주식시장이 초고강도 긴축으로 무너졌던 지난 2022년처럼 연간 -40% 수준의 손실을 입을 경우, S&P500 지수 추종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이를 만회하는 데 약 8.6년이 걸린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당시 개인투자자는 주요 빅테크 기업 주식이나 레버리지 ETF에 투자를 집중해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보다 손실이 컸다. 최근 미국 증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정 종목에 편중된 투자는 위험하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국제국 해외분석투자팀은 26일 홈페이지 블로그에 게시한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022년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하고 양적 긴축(QT)으로 돌아서면서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19.4% 하락했다. 서학개미는 같은 해 -35.4%의 평가손실을 입었지만, 국민연금 및 자산운용사를 포함한 전체 국내 투자자의 수익률도 -19.2%로 지수 성과와 비슷했다.

서학개미만 지수 하락 폭의 두 배에 근접한 수준의 손실을 본 것은 매그니피센트7(M7) 종목이나 레버리지 ETF에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M7 종목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서학개미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주식 투자 잔액 중 M7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초 13.3%에 불과했으나 급격히 늘어 2022년 이후에는 40%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2년 M7 종목의 연중 수익률은 -65∼-17%로 대부분 하락 폭이 지수보다 더 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서도 서학개미는 저가 매수를 이어갔다. 전체 해외투자 순투자액(2월 19일∼3월 19일) 45억 달러 중 M7 주식(8억 달러), 주요 레버리지 ETF(16억 달러)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M7 종목들은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이 강화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달 19일 이후 이달 19일까지 7.6% 하락했는데, M7 종목 주가는 평균 13.9% 떨어졌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