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재부 설득” 언급까지
“MBK 4000억 변제 계획 불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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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이 26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강행한 상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 주식·외환시장이 같이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법 개정 필요성을 또다시 강조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등을 설득하겠다고 하는 등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정부 입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원장은 26일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는 4월 2일 미국 상호관세 이슈가 불거질 것이고, 4월 초에 또 정치적 불안정이 있을 수 있다”며 “지금 만약 상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게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정부 의지도 의심받을 것이며 주식과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를 일반 주주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산업계에선 경영 부담이 크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를 고려, 앞서 상장회사에 대상을 한정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시한 상태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이 원장과 금융위도 함께 논의해 공감대를 이룬 결과물이다. 금융당국의 양대 축인 금융위와 금감원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고 대립하는 양상이다. 상법 개정안 재의요구권 처리 시한은 다음 달 5일까지다. 이 원장은 “이번 주 중 총리실, 기재부, 금융위에 재의요구권 행사와 관련한 공식 문서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원장은 기습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어조로 비판했다. MBK가 최근 약 4000억 원의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원금 변제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 “지금은 MBK를 믿을 수 없는 입장”이라며 “제가 보기엔 거짓말 같다”고 말했다. 사모펀드(PEF) 제도개선과 관련, “잘못한 것은 MBK이고 그중에서도 (의사결정을 한) 몇 명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조사를 가급적이면 4월 내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신병남·박정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