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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초록우산 회장賞 - 홍예림 경운초 학생

To 가족 중 날 가장 아끼는 아빠에게

아빠, 안녕? 나 첫째 딸 예림이야. 평일에는 늦게 퇴근해서 주말에만 볼 수 있는 게 늘 아쉬워. 글로 적으니까 정말 기분이 이상한 게 꼭 처음 본 사람한테 적는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져. 편지를 쓰려고 하니 아빠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이건 비밀이야. 내 머릿속에는 큰 주머니 3개가 있어. 첫 번째는 누군가 나한테 잔소리를 하거나 혼내는 기억이 담긴 주머니, 두 번째는 엄마, 아빠랑 함께했던 행복 주머니, 마지막은 정말 재미없는 공부 주머니야. 아빠는 두 번째 주머니에 꽉 차 있어. 그 행복 주머니 이야기를 아빠한테 들려줄게.

바로 지난주 있었던 일이야. 아빠는 평일에 새벽까지 일해서 회사를 안 가는 주말에는 12시간 정도 자야 하는데 나랑 놀기 위해서 낮잠과 원고 쓰기를 미루고 영화관에 갔지. 그때 우리 아빠가 정말 멋져 보였어. 내가 원한다면 뭐든지 해주는 딸 바보 우리 아빠! 내가 태어날 땐 편지도 10장이나 써주신 아빠. 그런 아빠한테 어떻게 감사한 마음을 잊을 수 있겠어? 그날 저녁에는 배달 음식이 아닌 아빠가 요리한 음식을 먹었어. 그 요리는 음식점을 차려도 될 만큼 맛있었어. 아빠, 그때 힘들었겠지만, 나랑 함께 놀아주셔서 감사했어요.

이건 엄청 오래돼서 곰팡이까지 핀 주머니인데, 아직 행복 주머니에서 빛을 내고 있어. 아빠 우리 집에 있는 펭순이 인형 알지? 내가 세 살 때 아빠가 사주셨던 거니까 벌써 7년이나 됐네. 이렇게 오래되었으니 솜이 낡아서 터질 때도 가끔 있잖아. 그때마다 아빠의 마법 손이 등장했었지. 조심조심 꿰매서 울고 있는 나한테 꼭 안겨주었지. 만능 손을 가진 우리 아빠 사랑해!

항상 밤 9시에 집에 돌아오시는 아빠. 가끔씩 저녁 7시에 오시는 경우도 있는데, 그 시간에 나는 수업을 듣고 있지. 난 그래서 수업하기 싫을 때가 많아. 아빠랑 정말 놀고 싶거든. 주말에는 아빠랑 정말 재밌게 노는데 평일에는 아빠랑 못 놀아서 속상해. 난 항상 주말이 짧다고 느껴져. 주말은 왜 이리 짧은 걸까?

나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더운데, 아빠는 덥지 않아? 내 따뜻한 마음으로 아빠를 더 뜨겁게 해줄게. 하지만 녹아버리면 곤란해! 마음의 준비는 되어 있겠지? 그럼 내 마음의 핫팩을 받으세요. ‘하나, 둘, 셋, 펑!’ 아빠, 집에서 만나자 안녕.

문화일보 - 초록우산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