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해운·물류전략 세미나

“中선박 의존 낮은 곳 영향 적어
자동차선 운영 일부 선사 타격”

중국산 선박에 대한 입항 수수료를 부과하는 등 미국의 대(對)중국 조선·해운업 견제 정책이 현실화할 경우 비교적 중국 선박 의존도가 낮은 국내 해운업체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자동차 관세 전쟁 여파로 자동차선 물량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다.

김경훈 한국해운협회 이사는 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트럼프 2.0 글로벌 공급망 위기, 해운·물류 분야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김 이사는 “협회 분석 결과 미국의 제재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중국 국영 선사인 코스코(COSCO)는 중국 회사이면서 중국 조선소에서 만든 선박 비중이 전체 선대 중 84%를 차지하고 있어 1회 입항 시 추가 항비만 약 300만 달러(약 44억 원)를 지불하게 된다”며 “코스코의 해운 동맹 ‘오션 얼라이언스’ 소속 해운사인 프랑스 CMA CGM, 대만 에버그린 등도 선박과 슬롯을 공유하기 때문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자국 항구에 들어오는 중국 선사 선박 및 중국산 선박에 100만∼150만 달러 안팎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 원양 선사인 HMM의 경우 중국 건조 선박 비율이 매우 낮아 미국에 한 번 입항할 경우 수수료가 50만 달러(7억3000만 원)로 예상된다”며 “터미널 투자 및 개발 등 사업 확대로 미국 투자를 늘릴 계획이어서 영향이 크지 않고,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동차선의 경우 전 세계 선대 약 700척 중 약 80%가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이라며 “현재 건조 중인 선박 약 200척 중 약 180척이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되고 있어 USTR 조치 사항이 시행되면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1일 기준 1292.75로 집계됐다. SCFI가 1200선으로 떨어진 것은 2023년 12월 22일(1254.99) 이후 15개월 만이다. SCFI는 세계 15개 노선의 운임을 종합해 계산한 지수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