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대부분 사라진 매물 안내문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재지정 첫날인 24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안내판에 부동산 매물 내용이 전부 사라져 있다. 윤성호 기자

강남3구·용산구 갭투자 금지돼
주말 급매거래 북새통 중개업소
매물 대폭 줄며 한가한 분위기

은행서도 대출·증여 상담 감소
당국은 풍선효과 등 예의 주시
내일 가계대출 동향 점검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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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가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 묶이면서 해당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 가계대출 동향과 풍선효과를 면밀하게 점검하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검토할 계획이다. 은행의 대출 기준도 제각각이어서 이를 우려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이날 부동산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의 아파트는 토허구역 확대·재지정으로 전세를 낀 매매가 금지되면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 시가총액 상위 아파트(KB부동산 집계) 50곳 중 35곳이 해당 지역에 속한다. 주말 막판 매수가 몰리며 급매 거래로 북새통을 이뤘던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바겐세일’이 끝난 이날 오전에는 한산한 분위기다. 강남구 한 공인중개사는 “매물이 대폭 쪼그라드니 시장은 당연히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에도 강남 3구 토허구역 해제 이후 빗발친 주택 구입 자금 대출 및 증여 관련 상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은행 창구에는 토허구역 재지정 직전 막판 거래에 나선 매수자들의 대출 신청만이 일부 접수되고 있다.

문제는 토허구역 규제 번복 과정에서 은행의 대출정책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제한하지 않았지만, 이달 27일부터는 서울 1주택 이상 보유자의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1일 서울·수도권 유주택자 대출을 해제했으나 28일부터 강남·서초·송파·용산구 유주택자에 대해서는 대출해주지 않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연초에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재개했다가 이달 21일 서울 전 지역에 대해 막았다.

금융당국은 오는 25일 주요 시중은행을 소집해 토허구역 재지정 이후 부동산 시장과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한다.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는 이달 들어 잦아들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20일 기준 738조2833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1조5314억 원 늘었다. 두 달 연속 늘었으나 증가 폭은 2월(3조931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대출 실행까지는 1∼2개월의 시차가 있어 안심하기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토허구역 비지정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투기수요가 서울 내 마포·성동구와 목동과 경기 과천시 등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들 지역에서 비정상적인 상승세가 감지되면 토허구역을 추가로 확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김지현·이소현·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