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공판준비기일 종료
변호인, 공소사실 전면부인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대통령 측이 24일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수괴) 범죄 행위가 명확히 특정되지 않았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4일 정식 재판(공판)을 본격 시작하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는 이날 오전 10시 윤 대통령 내란 혐의 재판의 2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을 문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김홍일 변호사는 “(윤 대통령) 공소장이 수십 쪽에 걸쳐 방대한 정황을 나열하면서도 어떤 행위가 내란 범죄를 구성하는지 명확히 특정하지 않았다”며 “언제·어디서·어떻게·어떤 내용의 공모가 이뤄졌는지·사전 공모했다는 것인지 사후 가담했다는 것인지가 전혀 특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지난 17일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이 수집한 증거는 ‘위법수집 증거’라고도 주장했다. 검찰은 “101쪽에 달하는 공소장을 충실히 읽어보면 윤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다”며 “법원이 여러 차례 공수처 신청 영장을 발부해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위법수집 증거 주장도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이날 준비기일을 마지막으로 4월 14일부터 정식 공판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첫 공판에서는 이날 검찰이 신청한 최 부총리, 조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두 사람은 비상계엄 당일 계엄 선포를 만류하는 취지로 윤 대통령에게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구속 상태였을 당시 헌재 탄핵심판 변론기일 등에 최대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변수 최소화’ 전략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