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일시멘트 충북 단양공장 전경. 한일시멘트 제공

올해 1∼2월 시멘트 출하 실적 445t 그쳐
수요 부진으로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실적
"IMF 외환위기 때도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수 부진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재고량이 급증하면서 저장 능력의 90%까지 쌓였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수요 절벽’이 이어지면서 추가 생산라인 중단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24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출하) 실적은 전년 동기(591만t) 대비 24.8% 줄어든 445t으로 집계됐다. 이는 최근 5년간(1∼2월 기준) 내수 판매 중 가장 낮은 실적이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내수를 4000만t으로 전망했다. 4000만t 출하를 위해선 1∼2월 최소 500만t대의 출하가 이뤄져야 하지만, 정작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4000만t은 1991년 4420만t으로 처음으로 4000만t 대에 진입한 이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적"이라고 우려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시멘트 재고량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일부 생산라인이 가동을 중단했지만, 지난 2월 말 재고(클링커+시멘트)는 약 340만t에 달한다. 이는 저장능력(379만t, 클링커+시멘트 합산) 대비 약 9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한일시멘트 충북 단양공장은 생산량 조절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산라인 6기 중 2기를 가동 중단했다. 다른 시멘트 업체 역시 저장시설 용량이 초과해 일부를 임시방편으로 야적하고 있지만 추가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협회 관계자는 "본격적인 성수기에도 전체 생산라인(35기) 중 8기를 가동 중단했고, 다음 달 중 추가로 2기를 더 멈출 계획"이라며 "건설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극심한 수요절벽이 야기하는 시멘트 업계의 경영 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최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