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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판화 붙여 지인에 보내
‘1962년 12월’연도 남아 중요

한국 현대 미술의 거장 박수근이 자신의 판화를 붙여 보낸 연하장(사진)이 63년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재단)은 박수근 연하장과 연하장 봉투, 개인전 리플릿 등 3점을 박수근의 고향에 설립된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에 기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기증된 ‘박수근 연하장’은 1962년 말에 박수근이 지인인 산드라 마티엘리에게 보낸 것으로 안쪽에 박수근의 판화가 붙어 있어 가치가 크다. 겉면에는 “시즌스 그리팅(SEASONS GREETING)”이라는 인사말과 “수근 Soo Keun Park”이라는 서명이 친필로 적혀 있으며 안에는 ‘연을 날리는 두 사람’을 묘사한 판화가 부착돼 있다. 박수근의 연하장은 미술사학자 최순우와 동료 화가 이응노에게 보낸 것이 남아 있는데 이번에 기증되는 마티엘리 연하장은 1962년 12월이라는 구체적인 발송연월이 남아있어 특히 중요하다.

연하장과 리플릿을 재단에 기증한 마티엘리 부부는 1950년대 미군 군무원으로 국내에 들어와 30년간 용산 미군 부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과정에서 박수근과 인연을 맺으며 1962년 박수근의 개인전을 지원하고 그의 작품을 직접 구입해 소장하기도 했다. 함께 기증된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이 그들이 지원한 전시 때 배포된 것이다. 전시회와 작가 정보, 출품작들의 제목과 금액이 적힌 리플릿이 리움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는데 이번 기증본에는 리움 소장본보다 11점 더 많은 작품명이 추가 기록돼 있다. 추가된 작품명은 전시 도중 새롭게 출품된 작품들로 전시가 호응을 얻었음을 말해준다. 재단이 기증한 박수근 자료들은 양구군립박수근미술관이 다음 달 개최하는 ‘박수근 작고 60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공개된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