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장우 대전시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충남특별시가 대한민국 과학·경제의 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시청 제공

■ 문화정책포럼 2025 - ‘대전·충남 통합과 대한민국의 길’ 25일 개최

이장우 대전시장

“충남 반도체·대전 로봇 시너지
진정한 지방분권의 견인차로
‘수도권 일극체제’ 해소 기대”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지난해 12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87만7825명에 달했다.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보다 많아진 2019년 당시와 비교하면 인구 격차가 505배로 커졌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심화로 인한 지방 존폐 위기 속에 광역권 행정통합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충남도와 대전시는 최근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가칭)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초안도 발표했다. 이와 관련, 문화일보는 오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전·충남 통합과 대한민국의 길’을 주제로 ‘문화정책포럼-2025 지역혁신’을 개최한다. 포럼에 앞서 행정통합을 적극 추진 중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통합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 등을 직접 들어봤다.


“대전충남특별시는 일본 오사카(大阪)처럼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대한민국 경제과학수도 위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따라 미국의 주(州)에 준하는 수준의 국가 권한 이양을 통해 지방분권의 역할 모델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 일극체제는 지방소멸 등 국가 전체의 발전 침체로 이어지고 있지만, 대전·충남 통합은 향후 대구·경북, 부산·경남, 광주·전남 등 시·도 간 통합으로 이어져 진정한 지방분권 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대전은 과학과 연구·개발(R&D), 문화가 강점이고 충남은 탄탄한 산업 인프라와 자연이 내세울 수 있는 특장점”이라며 “대전의 기술과 충남의 산업 기반이 결합하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우수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시장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미룰 수 없는 특단의 해법으로 행정통합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토 면적의 11.8%를 차지하는 수도권에 인구의 50.9%, 지역내총생산(GRDP)의 52.5%가 집중돼 있다”면서 “광역단체 통합을 서둘러 추진해 지방소멸과 수도권 과밀을 해소하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해소하기 위해 20년 이상 국가와 지자체가 세종시·혁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노력했지만, 수도권의 몸집은 오히려 스스로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비대해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이제는 낡고 병든 행정체계에 ‘메스’를 들 때라는 것이다.

이 시장이 그리는 통합 특별시의 미래는 충남의 ‘반도체, 모빌리티’와 대전의 ‘우주, 로봇,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집적화해 세계 5위권의 글로벌 도시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양 시·도는 대전과 충남 분리 이후 국책사업 등에서 소모적으로 경쟁을 벌였지만, 통합 이후에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국책사업 유치 전략 등을 통해 더 많은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며 “국방 산업을 예로 들면 대전은 국방과학기술연구소를 비롯한 연구기관의 R&D 유치를 추진하고 충남에는 개발된 기술을 산업화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건립, 하나의 도시로 유기적인 역할 수행이 가능해진다”고 실례를 들어 통합 당위성을 설명했다. 가용 토지 공급의 한계에 부닥친 대전의 고민도 토로했다.

이 시장은 사회간접자본 확충과 대덕연구개발특구 발전에 대한 기대도 감추지 않았다. 특히 “행정통합이 성사되면 우선 보령∼대전∼보은 간 고속도로와 대전∼내포∼서산 광역철도 등 광역교통망 확충이 가능할 것”이라며 “광역교통망 건설은 대전과 충남의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인 결합의 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시장은 향후 행정통합 성공을 위해 필요한 최우선 요소에 대해 양 시·도민의 이해와 지지를 꼽았다. 정치권에는 정파적 이해를 넘어 행정통합이 지역 생존의 핵심 요소임을 이해하고 협조해 주기를 희망했다. 이 시장은 “민관협의체를 통해 시·도민의 이해를 구하고 염려하는 부분을 받아들여 보완할 예정”이라며 “중앙정부는 물론, 국회 등 정치권의 협력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국회와 정치권에 행정통합 당위성을 설명하고 초당적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통합 지원 의지가 확고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행정통합이 진정한 지방분권과 자치시대를 열어갈 체계임을 감안해 과감한 권한 이양을 결단하고, 수도권 편중이라는 국가적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