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장법 위반” 예비조사
애플엔 경쟁사 기기 호환 주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빅테크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규제 시 보복한다는 경고에도 EU가 구글과 애플 등이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부과를 예고했다. 양측 간 ‘관세 전쟁’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알파벳의 구글 검색 및 구글 플레이가 DMA를 위반했다는 내용의 예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EU 집행위는 “구글 검색 엔진은 경쟁사 서비스보다 알파벳 자체 서비스를 먼저 드러낸다”며 “‘서비스를 투명하고 공정하며 차별 없이 취급해야 한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구글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의 앱 개발자가 사용자에게 더 저렴한 구매 옵션이나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기술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7개 기업을 게이트 키퍼로 지정해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7개 기업 중 5개가 미국 기업이다. DMA 위반 결정이 확정된 기업에는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최대 10%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날 EU 집행위는 애플에 대해서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이 다른 경쟁사의 스마트워치, 헤드폰 등과 호환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 개선을 주문하는 DMA 결정문을 채택했다.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구글 상대 조사와 달리, 애플의 결정문은 DMA 준수를 위해 이행해야 하는 조치를 법적 구속력 있는 문서로 채택한 것이다. 애플이 집행위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구글처럼 위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대응 차원에서 4월부터 철강 수입량을 제한하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강화해 시행하기로 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EU 번영·산업전략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은 이날 ‘철강·금속 산업행동계획’을 내놓고 “수입 물량을 최대 15％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EU 전체 철강 수입국 3위인 한국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