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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협 ‘민생경제 현황’ 설문

71.9% “물가상승 가장 힘들어”
“식료품·외식비 가장많이 올라”
64.2% “내년도 살림 악화전망”

국민 10명 중 7명은 현재 가계경제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고 인식하며, 물가상승을 가장 힘들어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내년에는 가계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재계는 민간 투자와 고용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민생경제를 안정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민생경제 현황 및 전망’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계경제가 1년 전보다 악화했다는 응답이 71.5％에 달했다고 20일 밝혔다. 개선됐다는 응답은 28.5％에 그쳤다.

1년 전을 100으로 했을 때 현재의 가계경제 상황이 얼마나 개선 또는 악화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20∼30％ 악화’가 26.4％로 가장 많았다. 이어 ‘0∼10％ 악화’(23.2％), ‘10∼20％ 악화’(21.5％), ‘0∼10％ 개선’(18.5％) 순이었다. 구간별 중간값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가계경제가 평균 7.7％ 악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큰 분야는 ‘물가상승’(71.9％)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실질 소득 감소(11.9％), 일자리 부족·불안정(9.5％), 부채 증가(2.7%), 교육비 부담(1.7%), 의료비 부담(1.4%), 주거비 부담(0.7%) 순으로 조사됐다.

물가가 가장 크게 오른 항목으로는 식료품·외식비(72.0％)가 가장 많이 꼽혔다. 에너지 비용(11.0％)과 주거비(4.5％), 공공요금(3.4％) 등도 뒤를 이었다. 가장 지출이 부담되는 항목도 식료품·외식비(54.1%)·에너지 비용(13.6%)·주거비(8.2%) 등 순으로 나타났다.

1년 후 가계경제 상황 전망 질문에서는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64.2%로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35.8%)보다 크게 많았다. 구간별 가계경제가 어느 정도 악화할지 정도를 평균 계산한 결과 내년에는 올해보다 5.2% 정도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소득 전망은 ‘감소’ 52.1％, ‘증가’ 47.9％였다. 지출 전망은 ‘증가’ 54.2％, ‘감소’ 45.8％로 조사됐다. 이 역시 평균을 내면 소득은 평균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고, 지출은 평균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가장 필요한 물가 정책으로 ‘생필품 가격 안정화 조치’(58.4％)와 ‘에너지 가격 안정’(13.9％)을 꼽았다. 일자리 분야에서는 ‘취약계층 맞춤형 일자리 지원’(24.6％), 가계부채와 관련해선 ‘가계부채 증가 요인 해소 정책 강화’(41.1％)를 주문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국민의 가계 형편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며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투자·고용 환경을 개선하고 먹거리 물가안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