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예멘 후티 “美공습에 53명 사망” 16일 예멘 후티 반군 근거지인 북서부 사다에서 주민들이 굴착기 등을 이용해 전날 미군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15일 홍해에서 민간 상선을 공격하는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감행했으며, 후티 반군 보건부는 미군 공습으로 최소 53명이 사망하고 98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UPI 연합뉴스

■ 중동지역 다시 전쟁 불길

백악관 “이란 저지, 모든 옵션 고려”
저항의 축 지원도 끊으려는 의도
이란 “美위협 단호히 대응할 것”
후티는 美항모에 미사일·드론

이軍, 가자공습… 최소 15명사망

예멘 후티 반군을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한 미국이 후티 반군을 지원해온 이란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핵 협상을 거부한 이란의 핵 시설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감행해 핵 개발을 저지하는 동시에 이란의 후티 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등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에 대한 지원도 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스라엘도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는 등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중동 지역에서 다시 전쟁의 불길이 타오른 모양새다.

16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ABC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 협상을 거부한 이란에 대해 핵 시설을 직접 공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의 모든 프로그램이 대상이다. 그것은 미사일, 무기화, 농축”이라며 “그들은 그것(핵무기)을 넘겨주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포기할 수 있고, 아니면 다른 일련의 결과에 직면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우리는 아야톨라(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핵 버튼을 손에 쥐고 있는 세상을 맞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왈츠 보좌관은 또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에 대해 “우리는 어젯밤 후티 지도부를 타격해 핵심 지도자 수명을 제거하고, 그들의 인프라를 공격했다”며 “우리는 압도적인 힘으로 그들을 공격했고, 테러리스트를 지원하고 정교한 무기를 그들에게 제공한 이란에 경고를 보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이 계속될 것임을 밝혔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이날 “후티 측이 ‘서방 상선 공격을 멈추겠다’고 말하는 순간 우리의 공격을 멈출 것”이라면서 “이 작전은 언젠가 끝날 것이지만, 끝나기 전까지 가차 없는(unrelenting) 공격을 하겠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후티가 더 이상 그렇게 할(서방 선박 공격) 능력이 없어질 때까지 (공격을)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후티 반군 측은 미군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53명, 98명이라고 밝혔다.

이란과 후티 반군은 반발하고 나섰다.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 사령관은 “이란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면서도 “미국의 위협에 단호하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맞섰다. 후티 반군도 “미 해군 항모전단을 목표로 군사작전을 수행했다”며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18발과 드론 1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군은 후티 드론 11대를 격추했으며 이들이 항모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최소 15명이 숨졌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비난했고, 이스라엘은 자국 병력에 접근하거나 폭탄을 설치하는 테러리스트들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이행할 경우에만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자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