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오스트리아 연구팀 발표
진통제 보다 절반 정도 완화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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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풍경 영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과 비교하면 효과는 절반 수준이지만 아플 때 뇌에 전달되는 신호가 실제로 줄어드는 것이다.

영국 엑서터대와 오스트리아 빈 대학 연구팀은 14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오스트리아 성인 49명을 대상으로 도시 또는 실내 사무실 장면과 자연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보여주고 전기 충격으로 통증을 전달하면서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 활동을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도시나 실내 사무실보다 자연을 촬영한 영상을 볼 때 통증을 덜 느꼈으며 통증 처리와 관련이 있는 특정 뇌 반응에서 변화가 포착됐다. 연구팀이 통증 처리와 관련된 뇌 네트워크를 분석한 결과, 자연 장면을 시청하면 아플 때 뇌에 전달되는 원시 감각 신호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미국의 로저 울리히 박사가 40년 전 발표한 논문에서 비롯됐다. 울리히 박사는 병원 환자들이 창문으로 벽돌 벽이 아닌 녹지가 보일 때 진통제를 적게 쓰고 더 빨리 회복된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울리히 박사 연구에서 녹지를 보는 환자들이 왜 통증을 덜 느꼈는지에 대한 강력한 설명을 제공하는 것이며 가상 자연도 실제 자연처럼 통증 완화 효과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막스 슈타이닝거(사진) 빈 대학 연구원은 “실험에서 확인된 것은 약물 효과의 절반 정도지만 자연의 통증 완화 효과가 진짜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