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팰컨9 로켓에서 분리된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모습. 스페이스X 제공

우주청 "초기 운영 단계 돌입…첫 시험 관측 수행 예정"

미국 항공우주국(나사)과 한국천문연구원이 공동 개발한 우주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가 8번의 연기 끝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우주항공청은 12일 낮 12시 10분쯤(현지시간 11일 오후 8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고 밝혔다.

우주청에 따르면 스피어엑스는 발사 42분쯤 후 로켓에서 분리돼 고도 약 650㎞의 태양동기궤도에 도달했으며, 1시 30분 나사의 근우주 네트워크인 노르웨이 사발바르 제도 지상국 센터와 교신에 성공했다.

스피어엑스는 적외선을 통해 우주를 관측하는 망원경으로, 전체 하늘을 102개 색으로 관측해 세계 최초로 적외선 3차원 우주지도 제작 임무를 수행한다. 오늘 이후 약 37일간 초기 운영 단계에 돌입해 시험 가동을 수행한다. 우주망원경의 자세를 정밀하게 제어하고, 자체 냉각시스템을 통해 망원경을 운영하기 위한 영하 210도 이하의 온도를 확보한다. 이후 망원경의 광학 및 분광 성능을 시험하는 작업과 함께 첫 시험 관측도 수행할 예정이라고 우주청은 설명했다.

초기 운영 단계를 마친 후엔 약 25개월간의 관측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구 극궤도를 98분 주기로 하루 14.5바퀴 돌며 우주를 600회 이상 촬영한다. 스피어엑스의 임무 운영 및 관제는 나사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와 제트추진연구소에서 총괄하며, 남극 트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칠레 푼타 아레나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 지상국과 통신한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인 정웅섭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스피어엑스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적외선 3차원 우주 지도와 전천 분광 목록을 통해 우주의 생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 천문학자들이 이를 활용해 다양한 천체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스피어엑스 우주망원경의 성공적인 발사는 인류가 함께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인 우주 초기의 빛 탐색과 은하의 형성 과정에 있어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며 "이는 한국의 우주과학 분야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발사는 나사가 한 번의 발사를 통해 중·소형 임무 두 가지를 동시에 진행하는 첫 ‘승차 공유’ 임무다. 이번에 발사된 팰컨9 로켓에는 스피어엑스 외에도 나사의 태양풍 관측 위성 ‘펀치’ 2기가 함께 탑재됐다.

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