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혁신도시까지…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으로 지방 부동산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9일 충북 혁신도시 내 빈 상가 건물에 임대·분양 게시물들이 창문에 붙어 있다. 뉴시스

부산·경북·경남 등 영남 집중
철거땐 되레 세부담 커져 방치
“세제 개편·인센티브 강화를”

최근 악성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의 약 80%가 지방에 집중된 가운데 1년 동안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도 약 80%가 지방에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철거 이후 세제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한 집주인들의 빈집 방치 사태가 속출하고 있어 이를 시정할 세제 혹은 인센티브 개편이 시급한 실정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빈집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전국 빈집은 총 4만983가구로 특히 ‘지방 단독주택’에서 많이 발견됐다. 지역별로는 지방(비수도권)이 3만3217가구로 수도권(7766가구)의 4.2배에 달했다. 특히 부산(5719가구)·경북(5545가구)·경남(4993가구) 등 영남권에 주로 집중됐다. 유형별로는 단독주택(2만7045가구)이 과반(66.0%)을 차지했다.

최근 지방에서는 고령화, 수도권 이탈 등으로 주택 수요 감소를 겪고 있는데 빈집으로 인한 화재, 범죄 등의 위험까지 커지고 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은 물론 지역경제 침체로 확대돼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은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안전 조치나 철거명령 등을 내릴 수 있지만 이를 따르지 않고 버티는 집주인이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철거 후 오히려 세제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지적했다. 빈집을 철거해 토지만 남게 될 경우 토지분에 대해 재산세가 부과되는데 이는 빈집을 보유할 때 내는 재산세 주택분보다 많다는 것이다. 집주인 입장에선 빈집을 허물 유인이 없는 셈이다. 해외 주요국처럼 빈집을 자발적으로 철거·정비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유인책이 요구된다. 류영아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철거 이후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지방세 제도를 개편하고 정비 등을 지원하는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빈집을 부정적으로 보기보다 이를 지역 실정에 맞춰 재정비해 활용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