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가공식품지수 1년새 2.9% ↑
고환율·이상기후에 식품값 들썩

올해 2월 가공식품 물가상승률(2.9%)이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오징어 1마리가 9000원대를 넘어가는 등 비상계엄 후폭풍이 촉발한 고환율과 이상기후가 장바구니 물가를 부추기고 있다. ‘피시플레이션’(수산물+인플레이션) 등 전체 물가지표가 상방 압력을 크게 받으면서 정부는 할당관세 적용품목을 확대하는 등 물가 안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월 가공식품 지수는 122.35로, 전년보다 2.9%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3.2%)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 오름세다. 지난달부터 식품·외식업계는 원가 상승 등을 이유로 제품가격을 줄줄이 올렸는데, 최근 출고가격이 인상된 빵과 커피 등이 물가지표에 반영된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달 가공식품 세부품목 73개 중 오징어채(29.1%)·맛김(17.1%) 등 18개 품목이 5% 이상 올랐다. 전체 가공식품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11월 1.3%까지 떨어졌지만, 같은 해 12월 2.0%, 올해 1월 2.7% 등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가공식품 외에도 수산물을 중심으로 먹거리 품목의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와 고등어 등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은 품목들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연근해산 냉장 물오징어 1마리 가격은 9417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1.2% 높았다. 이상기후에 따른 어획량 감소로 수산물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24년 어업생산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어업 생산량(361만t)은 1년 전보다 2.2% 줄었는데 특히 연근해어업 생산량(84만1000t)은 11.6% 감소했다.

정부는 지난 7일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한 ‘경제관계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민생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에서 최근 가격이 급등한 품목들을 대상으로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우선 코코아 가공품과 과일 칵테일 등 6종에 대해 할당관세를 추가 적용해 식품원료 총 20종에 대해 원가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배추와 무 수급 안정화를 위해 aT의 배추 직수입 물량을 매주 최대 500t 방출하고, 무 비축물량을 도매가의 70% 수준으로 마트에 직접 공급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차관은 원가절감 노력 등을 통해 업계도 물가안정 노력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