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토론회·연금개혁 공론화
일각 “과도한 정치화 경계를”

정치에 무관심한 것으로 여겨졌던 2030 세대가 12·3 비상계엄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시위를 계기로 현실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는 가운데 계엄 규탄 선언이나 탄핵 찬반 시위를 주도하던 대학생단체들이 청년정치단체로 탈바꿈해 조기 대선 등 정국에 목소리를 낼 준비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대학총학생회공동포럼(공동포럼)은 6일 오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초청해 ‘대한민국, 그리고 미래세대’라는 주제로 ‘2025 대학생 시국포럼 : 제1차 백문백답 토론회’를 개최한다. 공동포럼은 한 전 대표를 시작으로 정치인·학자 등을 초청해 시국포럼 토론회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조기 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대선 후보자와의 면담과 청년정책토론회 등 보다 다양한 정치활동까지 계획하고 있다. 박현민 공동포럼 사무처장은 “계엄·탄핵정국을 겪으며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전달하는 정치단체로 발돋움하고 있다”며 “저출생·연금개혁 등 미래세대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공론장을 마련하고 민주주의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고민해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공동포럼은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44개 대학 총학생회와 함께 공동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지난해 12월 계엄을 규탄하는 대학생 총궐기대회를 주최했다. 이 단체에는 고려대·서강대·연세대·한국외대·카이스트·포항공대·울산과학기술원 등 9개 대학 총학생회가 함께하고 있다.

최근 대학가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이끈 자유수호대학연대 역시 탄핵 반대를 넘어 보수 대학생 연합체로 활동 규모를 키우고 있다. 대학생 패널들을 모아 탄핵 찬반 토론회를 기획하는가 하면 후원금을 모금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김준희 자유수호대학연대 대표는 “국가 위기 상황 앞에서 목소리를 내는 ‘보수 버전 운동권’이 되고 싶다”며 “건강한 보수 문화와 2030 정치문화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국가안보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개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교수는 “청년세대가 사회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건 민주주의에 긍정적”이라면서도 “‘교육과 연구’라는 대학의 본질적 기능을 잊고 과도하게 정치화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61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