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월급쟁이 타깃 정책에
국힘은 중산층 겨냥 세제안
“세수부족 외면 선심성” 비판도

여야가 너도나도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나서며 정치권의 ‘감세’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상속세 완화에 이어 근로소득세 개편을 추진하며 ‘월급쟁이’ 표심 공략에 나서자, 국민의힘은 아예 배우자 상속세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다. 조기 대통령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야가 세수 부족 상황에는 눈을 감고 표심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6일 비대위 회의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0개국이 상속세를 폐지했고, 다른 국가들도 최고 세율을 낮추고 공제액은 올려왔다. 우리나라도 이런 흐름에 맞춰 상속세 징벌성을 없애야 한다”며 배우자 상속세 폐지와 유산취득세 도입을 천명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공제 한도를 현행 10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상향하는 민주당의 상속세 개편안에 대해 “징벌적 성격이 유지된 선동용 개편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근로소득세 완화’ 토론회를 열며 서민과 중산층을 타깃으로 한 감세 공론화에 나섰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임광현 민주당 의원이 준비 중인 소득세법 개정안은 근로소득세에 적용되는 부양가족 기본공제액을 현행 15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으로 당론으로 추진될 것이 유력하다.

임 의원이 이날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받은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올해 해당 안을 도입할 경우, 향후 5년간 평균적으로 1조9597억 원의 재정 수입 감소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임 의원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4년 동안 소득세 누적액으로 61조 원 이상을 더 거뒀기 때문에 1조9000억 원 정도의 세수 감소는 물가 상승에 따른 과세 합리화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물가연동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직장인 식대 비과세 금액을 월 20만 원에서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물가연동제 도입은 시기상조란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