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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를 가스라이팅해 폭행과 금전갈취를 하고 옷을 벗고 돌아다니라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강요한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지충현 판사는 공갈, 공갈미수, 상해, 강요 등 혐의를 받는 정모(39)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사업체 인력 공급 업무를 해온 정 씨는 2019년쯤 업무상 문제로 용역업체로부터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되자 함께 업무를 해오던 피해자 박모 씨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기 시작했다.

정 씨는 피해자가 가정 문제 등으로 위축된 상태임을 이용해 그를 주변에 두고 감시하면서 자신의 지시대로 행동할 것을 강요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수시로 폭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각종 명목으로 벌금을 부과해 이를 변제하도록 요구했다. 정 씨는 피해자에게 "당장 갚지 않으면 너와 가족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 "너의 친구도 죽여버리겠다"는 등 협박도 일삼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피해자는 3500만 원을 대출받아 이 중 3000만 원을 정 씨에게 송금했다. 정 씨는 이러한 방식으로 총 5회에 걸쳐 4785만 원을 갈취했다. 이외에도 옷을 벗고 사진을 찍으라는 등의 강요도 수차례 반복됐다.

정 씨는 피해자 아버지를 만나 "당신의 아들로 인해 지출한 돈이 9400만 원에 이른다" "당장 갚지 않으면 아들을 신고해 감옥에 집어넣겠다"고 협박해 6000만 원을 갈취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씨 측은 금전 갈취에 대해 "피해자가 돈을 횡령하고 여러 차례 금전을 차용했으며 업무 관련해 입힌 손해도 있으므로 이를 변제받은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피해자가 차용증 등 채무 인정 서류를 여러 차례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정 씨에게 정신적으로 억압돼 있었고 대화 내역에서 정 씨의 지시에 따라 그대로 내용을 수정한 점 등이 드러났다고 봤다.

지 판사는 "범행이 장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큰 정신적 충격을 입은 점, 상식적으로 용납하기 힘든 수치스러운 행위를 강요하는 등 수법도 중하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