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오세훈 서울시장. 서울시청 제공

"헌재 결정 후 1주일 정도 뒤 지지율이 의미"
‘다시 성장이다’ 출간…기업 성장 부총리 신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우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헌을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줄이겠다는 자기 희생을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여권 대선주자 중 가장 먼저 개헌에 대해 얘기한 바 있다.

4일 한국일보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지만) 그러면 야당인 이재명 대표도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개헌 방향에 대해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돼 생기는 정치적 폐해를 막기 위해 권한을 지방정부에 나눠줘야 한다"면서 "중앙정부에는 외교·안보·국방 권한 정도만 남겨두고 내치 권한은 총리에게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민은 개헌에 소극적일 수 있다. 내 생활과 밀접한 결과를 가져올지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도 알게 됐을 것이다"면서 "지금 같은 정치 불안이 생긴 바탕에는 지난 총선에 압승한 민주당이 어떤 정치를 해 왔는지, 정부 여당에 반대하기 위해 절대다수 의석을 동원하고, 반대를 넘어 기초부터 흔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비해 선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속이 시원한 것과 이기는 것은 다르다"면서 "요즘은 파이터의 시대다. 강력한 파이터가 나타나면, 상대방은 지기 싫으니까 더 강력한 파이터를 요구한다. 그런데 그다지 파이터 이미지가 강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이 이기면 ‘그게 진짜 파이터였구나’ 알게 된다. 속 시원하게 해 준다고 일을 잘하거나 이겨주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답보 상태인 지지율과 관련해서는 "아직 조기 대선이 열릴지 아닐지 모르는 상황이다. 더구나 우리 당의 많은 분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지 않기를 원한다. 그런 상황에서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면서 "헌재 결정 이후 1주일 정도 뒤에 형성되는 지지율이 의미 있는 지지율"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 시장은 인터뷰에서 ‘다시 성장’을 화두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이달 중순 ‘다시 성장이다’라는 책도 출간한다. 이를 위해 ‘기업 성장 부총리’ 신설 구상도 밝혔다.

오 시장은 "1% 경제성장률 고착화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시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 성장이 없으면 분배도 불가능하다는 점은 좌파 진영도 인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전략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우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제조업을 포기할 수 없다. 인공지능(AI) 기술 등 디지털 혁신과 융합된 제조업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아울러 기업의 발목을 잡는 규제를 과감히 철폐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이 겪는 애로사항을 걷어내는 ‘서비스 정부’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 성장 부총리를 만들어 여러 부처를 통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