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블랙핑크 멤버 리사(가운데).

■ 시상식 다양한 볼거리

데미 무어 첫 트로피 여부 관심
트럼프 2기 저격 소감 이목집중

현존하는 글로벌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축제에서도 다양한 볼거리가 예고됐다. 영화 ‘서브스턴스’로 데뷔 40여 년 만에 첫 오스카 트로피를 노리는 데미 무어와 백희나 작가의 동명 원작 그림책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 ‘알사탕’의 수상 여부를 비롯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리사의 축하 무대도 준비돼 있다. 아울러 지난해 시상식 도중 사회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직 감옥에 가지 않았느냐”고 독설을 내뱉었던 만큼, 현 행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올해 수상 소감에도 이목이 쏠린다.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3월 2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2002년부터 줄곧 이곳에서 개최되면서 ‘오스카의 성지’라 불리는 곳이고, 2020년 ‘기생충’이 4관왕을 차지했던 장소다.

올해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부문은 여우주연상이다. 무어는 ‘사랑과 영혼’ ‘지.아이. 제인’ 등으로 전성기를 누릴 때도 오스카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는 ‘오스카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미국배우조합(SAG)에서 ‘서브스턴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해 어느 때보다 전망이 밝다. 하지만 ‘위키드’의 신시아 이리보, ‘에밀리아 페레즈’의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아노라’의 마이키 매디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쳐야 한다.

2021년 배우 윤여정이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이후 한국 아티스트에게 좀처럼 문을 열지 않았던 아카데미에는 올해 반가운 얼굴이 등장한다. 리사가 신곡 ‘본 어게인’(Born Again) 무대를 꾸민다. 이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래퍼 도자 캣과 영국 싱어송라이터 레이도 함께 무대에 선다. K-팝 가수가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대된 건 처음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그림책 ‘알사탕’.

또한 이번 시상식에는 ‘알사탕’의 원작자 백희나 작가도 참석한다. 백 작가의 그림책 ‘알사탕’과 ‘나는 개다’를 원작으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 ‘알사탕’이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백 작가는 레드카펫도 밟을 예정이다.

할리우드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조 바이든 전임 미국 행정부가 내세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배격하는 트럼프를 향한 수상자들의 소신 발언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의 주인공 서배스천 스탠 역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그의 ‘입’에 이목이 쏠린다. 아카데미는 트럼프와 불편한 관계다. 지난해 시상식에서는 사회자 지미 키멀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아직 감옥에 가지 않았느냐”고 말한 바 있다. 올해는 코미디언이자 MC 코넌 오브라이언이 진행을 맡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