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응급의료센터. 뉴시스

영상의료, 기기만 있으면 인건비 부담 적어
응급의료, 비용 대비 30% 이상 적자


정부가 종합병원 의료비를 분석한 결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등 영상진단과 방사선 치료는 투입 비용의 1.5배를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응급실 진료비는 병원이 쓴 비용의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신(新)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 대상 의료비용 조사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영상진단 및 방사선 치료로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를 포함해 병원이 벌어들인 수익은 병원이 쓴 비용의 150%를 초과했다.

의료기기만 갖추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필요하지 않은 영상진단이나 방사선 치료, 각종 검사에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문진 등 기본진료와 응급의료로 올린 수익은 병원이 쓴 비용의 50∼70%에 그쳤다. 투입 비용 대비 30~50% 적자를 보는 셈이다. 마취료는 70∼90%, 처치 및 수술료는 90∼110% 수준이었다.

문진, 응급의료, 마취 등은 많이 할수록 의료 인력이 더 필요해 손해가 발생하는 구조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병원들은 응급의료나 수술, 문진에서 발생한 적자를 영상진단이나 검사 등에서 얻은 수익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건강보험정책심의회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가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에 참여한 77개 종합병원의 진료 결과(2022년)를 바탕으로 분석한 것이다. 건강보험 수가 분류 체계에 따른 의료 행위 분류 20개 중 기본진료, 검사, 영상진단, 주사, 마취 등 11개 항목을 분석했다. 정부가 의료비 대비 수익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매년 종합병원 의료비용 조사를 실시해 2028년까지 상시적으로 수가를 조정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필수의료 수가 인상이 반영되지 않아 올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계산 방식과 분석에 따라 결과는 일부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