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5년도 반부패, 청렴 정책 추진과제 전달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공공기관 10곳 중 2곳 이상은 채용 업무를 외부에 위탁하고 있으며, 그 위탁 비용은 414억7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채용비용 부담과 불공정 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에 통합채용제도를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20일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공공기관 686곳 중 채용 업무를 외부에 위탁한 기관의 수는 2019년 290개에서 2023년 356개로 22.8% 늘어났다. 위탁 비용은 335억3000만 원에서 414억7000만 원으로 23.6% 늘었다.

권익위는 "공정채용을 위한 규정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강화되면서 채용 절차가 불가피하게 복잡해짐에 따라 채용 업무 전반을 외부 대행업체에 위탁하는 공공기관 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소규모 공공기관은 예산 부족으로 채용업무 위탁이 어려워 자체 채용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중엔 문제 출제 비용과 전문성 부족 등을 이유로 필기시험을 생략하는 경우도 있었다. 권익위는 "서류·면접 전형으로만 채용을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불공정 채용 위험에도 쉽게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지방 출자·출연 기관 가운데 임직원 수가 90인 이상인 곳은 76.6%가 필기시험을 시행했지만, 45인 미만인 곳은 47.4%만이 시행했다.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도 600인 이상은 95.2%가 필기시험을 시행했지만 170인 미만은 69.5%에 그쳤다.

권익위는 광역자치단체 산하 지방 공공기관의 채용은 광역자치단체, 공공기관운영법상 공공기관은 관계부처가 통합채용을 주관해 실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권익위는 광역자치단체의 경우 내년 상반기 내에 통합채용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고, 기재부에 대해서는 공공기관 운영의 자율성과 공공기관 채용 직렬이 다양한 점 등을 고려하여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도록 권고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행정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신규채용을 망설였던 공공기관이 통합채용을 통해 신규채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더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취업의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