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사건과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정신질환 약 임의로 끊고 범행

한집에 사는 의붓형과 동네 편의점 여성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잇달아 살해한 뒤 경찰에 검거된 30대가 "화를 참지 못해 일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35) 씨를 내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 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 50분쯤 시흥시에서 함께 살던 의붓형 B 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이를 말리던 어머니의 손 부위 등을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약 10분 만에 범행을 마친 A 씨는 도보 2분 거리의 근처 편의점으로 이동해 이곳에서 일하던 20대 C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C 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하루 만인 13일 오후 8시 50분 숨졌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 55분께 길거리에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라며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왜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범행 과정에 대해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의붓형 B 씨와 특별한 갈등을 겪은 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A 씨가 C 씨와는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A 씨가 단 며칠간 입원한 후 퇴원하고, 한 달 가량 약을 먹다가 임의로 약을 끊고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가 악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갑자기 (감정적으로) 폭발해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그는 범행 전반에 대해 세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