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폴 김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폴 김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 인터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집권은 미국 내 시설을 보유한 위탁개발생산(CDMO)에게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America First)’ 정책을 바탕으로 미국 내 생산을 장려하는 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 내 제약사들은 해외 아웃소싱에 대해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며, 미국 내 생산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폴 김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 대표는 지난 18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국내 CDMO 기업들은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할 경우, 미국 내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등의 전략을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마티카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다. 지난 2022년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 시설을 준공했다. 폴 김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국내 CDMO 기업의 미국 시장 내 생존 전략을 모색해 봤다.



국내 CDMO 기업들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하나
미국 내 생산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미국 내 CDMO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기술 혁신, 생산 능력 확대, 그리고 미국 내 생산 시설 확보로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약가를 낮추기 위한 정책도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어, 이런 경우 복제약 또는 바이오시밀러 등의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보다 낮은 가격으로 생산할 수 있는 CDMO가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물보안법이 올해는 통과될 것이라고 보나
생물보안법 통과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미국 내 꾸준한 지지를 받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중국 바이오 임상시험수탁(CRO) 및 CDMO 기업의 활동영역이 축소되면서 국내 CDMO에게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생물보안법이 통과되면 미국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새로운 파트너를 찾으면서 국내 CDMO 기업이 대체 공급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법안 도입 과정에서 반대 의견이 존재하고, 정책 불확실성 및 유예 기간으로 시행 시점은 예측보다 길어질 수 있다.



미국 현지에 시설을 갖춘 CDMO 기업은 어떤 면에서 유리한가
‘미국 우선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보유한 CDMO 기업들은 제약사들이 미국 내 로컬 파트너를 선호하는 경향에 따라 유리한 입장에 놓일 것이다. 미국 제약사들은 글로벌 공급망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중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자국 내에서 제조 및 생산을 고려할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금 인센티브 및 정부보조금 지원 등이 있기 때문에 미국 내 CDMO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미국 시장 확보에는 매우 큰 장점이다."



정부도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바이오 산업 육성에 노력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무엇보다도 미국 시장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현지 시장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현지 기업들과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국 내 생산이 중요한 환경을 고려할 때, 해외 법인 설립이나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해 저금리 정책 금융 지원, 세금 감면, 투자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미국 중심의 정책이 펼쳐지더라도, 바이오 핵심 소재와 원부자재 전체를 미국에서 자체 생산할 수 없으므로, 관련 수출과 협력 채널 구축을 위한 지원도 중요하다. 마티카 바이오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연구개발 단계부터 임상생산 및 상업화 생산까지 의약품 개발의 전 단계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마티카 바이오의 대응 전략은
마티카 바이오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소비자들과의 접근성을 감안해 중남부에 위치한 텍사스에 자리를 잡았다. 소비자들과 긴밀하고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의약품 개발을 지원할 수 있고, 운송비도 절감할 수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금 인센티브 및 정부보조금 지원 등 혜택이 있기 때문에 고객사 확보에 용이한 점도 있다. 예를 들면 마티카 바이오는 2024년 10월 세계 최대 암 센터인 미국 MD 앤더슨 암 센터 연구진이 개발한 T세포를 활용해 항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몽구스 바이오(Mongoose Bio)와도 렌티바이러스 벡터(Lentivirus Vector)의 포괄적 개발 및 생산에 대한 CDMO 계약을 했다. 몽구스 바이오는 2023년 텍사스의 상위 10개 생명과학기업에 선정돼 텍사스 암 예방 연구소(CPRIT)로부터 1060만 달러(약 152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마티카 바이오는 미국 시장 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올해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신 시설과 자체개발 세포주 마티맥스(MatiMax)를 활용한 최신 생산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있어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미국 내 바이오 기업들을 제조시설 보유 여부, 파이프라인 종류 및 개수 등 다양한 기준으로 분석해 마티카 바이오에 적합한 개발사를 선정, 집중 공략하고 있다.

글·사진 박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