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국토교통부 제공

재검 4회차부터 강도 높게 검사

정부가 만 65세 이상 고령의 사업용 자동차 운수 종사자의 자격유지 기준을 강화하고 재검사 횟수에 제한을 두는 등 제도를 20일 개선한다. 그동안 매년 100명 중 1~2명만 탈락할 정도로 검사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에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국토교통부는 고령 운수종사자의 운전능력 검증을 강화하는 내용의 ‘여객자동차·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 행정규칙을 이날 입법예고 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선 대상인 자격유지 검사는 고령 운수종사자의 운전 관련 인지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 2016년 버스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버스·택시·화물차 운전자 중 만 65∼69세는 3년마다, 70세 이상은 매년 이 검사를 받아야 하며 통과하지 못하면 더 이상 운수업에 종사할 수 없다.

현행 자격유지 검사는 신호등과 표지판 등 전체 7개 항목 중 2개 이상에서 최하인 5등급(불량)을 받으면 부적합으로 판정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고 발생 관련성이 높은 시야각과 도로 찾기, 추적, 복합 기능 등 4개 항목에서 4등급(미흡)이 2개 이상 나와도 부적합 처리된다.

자격유지 검사 대신 의료기관에서 시력·혈압·혈당 등 8가지 항목의 신체검사를 받는 현행 규정도 개선된다. 현재 버스를 제외한 택시·화물차 운전자는 자격유지 검사 대신 의료적성검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최근 3년 내 큰 사고를 냈거나 75세 이상이면 자격유지 검사만 가능하다. 아울러 혈압·혈당·시력·시야각 4개 항목은 반드시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발급한 통보서를 제출해야 통과한 것으로 인정된다. 통보서 유효기간도 최근 6개월∼1년에서 3∼6개월로 단축된다.

재검사 횟수에도 제한이 생긴다. 현재 부적합자는 2주 마다 무제한 재검이 가능하지만 앞으로 3회차부터 재검사 제한 기간을 30일로 연장하는 대신 탈락 시 4회차 검사에서 강도 높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편 지난 2020~2023년 자격유지 검사와 의료적성검사 평균 합격률은 각각 97.5%, 99.8%에 달했다. 국토부는 이번 개선 방안을 적용하면 자격유지 검사 합격률이 당초 제도 설계 시 예측한 평균 95.2%로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앞으로 사업용 자동차의 안전 강화를 위해 운수업계와 꾸준히 소통하며 자격유지 검사 제도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