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러스트 = 김유종 기자

원료 코코아값 86% 뛰자
초콜릿 제품 인상 잇따라
업계 ‘가성비 상품’ 승부수

직장인 강모(여·24) 씨는 올해 밸런타인데이에는 지인에게 작은 초콜릿 하나를 사주는 정도로 갈음하기로 했다. 강 씨는 “요즘 주변 지인들 모두 웬만하면 선물을 하지 않고 지갑을 닫는 분위기”라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기념일을 대신하거나 작은 선물 정도만 하겠다는 반응이 많다”고 말했다.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았지만 내수침체 장기화와 초콜릿 가격 급등 여파 등으로 예년과 달리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침체와 고물가, 계엄 사태 등 각종 악재에 최근 기념일 관련 마케팅 자체가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ICE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전날(13일) 종가 기준 t당 1만538달러(약 1521만 원)로, 전년 동기(5652달러) 대비 86.4% 급등했다. 코코아 가격이 오르자 식품업체들은 잇달아 초콜릿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실제 문화일보가 한국소비자원 생필품 가격정보를 통해 살펴본 결과, 지난 7일 기준 서울 노원구 소재 A 대형마트에서 롯데 ABC초코(187g)는 5280원으로, 6개월 전(3780원) 대비 39.7% 뛰었다. 서울 양천구 같은 대형마트에서 롯데 빅가나 마일드(110g)는 3360원으로, 1년 전(2880원) 대비 16.7% 올랐다.

시중에서는 고가 상품이 자취를 싹 감춘 상황이다. 주요 편의점들은 1만 원 안팎의 밸런타인데이 상품을 주력으로 선보이며 소비자 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CU의 이달 1∼12일 기간의 밸런타인데이 상품 판매는 1만 원 미만(25.8%)과 1만∼2만 원(53.3%) 상품에 집중됐다. GS25의 5000원 이하 초저가 상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27.5%에서 올해는 46.5%로 뛰었다. 반면 3만 원 초과 상품은 0.7%에서 0.1%로 판매 비중이 줄었다. 이마트24는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119종의 기획 상품 중 50% 이상을 1만 원 이하로 구성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