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반성하는 모습 없어”

1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시청역 인근 역주행 교통사고 운전자에게 법원이 금고 7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금고는 징역과 마찬가지로 교도소에 수용하지만 노역을 수반하지는 않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차모(69) 씨에게 금고 7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가속페달을 감속페달로 오인하는 등 정확하게 조작하지 못한 과실로 (사고가) 일어났음이 상당하다”며 “차량에 오작동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고 이유를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 과실로 9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족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고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는 점에 비춰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차 씨는 지난해 7월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차를 몰고 빠져나오다 도로를 역주행하면서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하고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사고 이후 줄곧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며 제동페달을 밟았지만 진공배력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바탕으로 차 씨 측 주장과 달리 진공배력장치가 작동하지 않아도 제동장치가 작동하고, 제동등도 점등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차 씨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