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호주 출신의 샘 커가 12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킹스턴 크라운 법원에서 재판을 받은 후 나오고 있다. AP뉴시스

호주 출신의 여자축구 스타 샘 커(첼시)가 인종차별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12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샘 커는 영국 런던의 킹스턴 크라운 법원에서 백인 경찰관에게 인종차별적으로 모욕함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커는 피해자인 스티븐 러벨에게 욕설과 더불어 "너희들은 끔찍하게 멍청하고 백인이다"고 말해 기소됐다.

커는 그러나 인종차별을 목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12명의 배심원이 4시간 이상 심의를 한 결과 커의 주장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판사는 "커의 행위가 이 혐의 제기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며 "이는 비용 문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커는 지난 2023년 1월 런던 동남부의 트위크넘에서 러벨을 인종차별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커는 당시 함께 외출한 파트너이자 여자 축구선수인 크리스티 메위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술에 취한 채 택시에 탑승해 기사와 다퉜다. 러벨은 경찰에 ‘커와 메위스가 택시 창문을 깨려 했다’고 신고한 뒤 경찰서로 데려갔다. 커는 자신을 응대하던 러벨에게 문제의 발언을 했다. 러벨은 또 커와 메위스 중 하나가 뒷좌석에 토하고 창문을 깨뜨렸는데도 청소 비용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커는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와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호주 W리그에서 통산 199골을 넣은 여자축구의 레전드다. 영국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리고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그는 대표적인 성소수자(LGBT) 스포츠 영웅으로 꼽혔다.

커는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커의 호주 대표팀 주장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는 2019년부터 주장 완장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호주축구협회는 성명을 통해 "커가 경기장으로 복귀해 소속 클럽과 대표팀에 계속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리더십은 경기장 안팎에서 추가적인 책임을 수반한다"고 밝혔다.

허종호 기자